폰카 ‘진짜 줌’으로 무장한다 -피에조테크놀러지
우리 재단 졸업기업인 (주)피에조테크놀러지의 압전소자를 이용한 직선운동 모터가 중앙일보에기사로 실렸습니다.
중앙일보 박방주 그래픽 크게보기
웬만한 휴대전화에는 카메라가 달려 있고 줌 기능이 있다. 그러나 대부분 일반 카메라 혹은 디지털 카메라처럼 렌즈를 앞 뒤로 조절해 줌 기능을 만들지 않는다. 이른바 ‘디지털 줌’이라고 해서 소프트웨어로 화면을 줄이거나 늘리는 방식이다. 그러다 보니 화질이나 줌 효과가 크게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휴대전화 메이커들이 일반 카메라처럼 소프트웨어가 아닌 실제 렌즈를 움직여 3배, 또는 5배 줌 기능을 발휘하는 휴대전화 개발에 나서고 있다. 조만간 휴대전화에도 진짜 줌 카메라가 장착된 제품이 쏟아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휴대전화 장착용 줌 카메라를 가능하게 하는 모터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연간 약 1조원에 달하는 시장을 놓고 각국의 초소형 모터 개발 경쟁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직선으로 움직이는 모터가 핵심=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윤석진 박사는 전통적인 회전 모터와는 완전히 다른 초소형 모터를 개발했다. 전기를 가하면 물체가 일직선으로 왔다 갔다 한다. 지름 3.5 위의 세라믹에 막대를 붙이는 형태다. 막대에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이동자를 끼우고 전기를 공급하면 원하는 만큼 이동자가 움직인다.
윤 박사는 “막대형 모터 두 개로 자동초점 렌즈와 줌 렌즈를 각각 고정하면 초점과 줌 기능을 하는 카메라 부품을 만들 수 있다”며 “줌 카메라가 장착된 휴대전화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기술”이라고 말했다.
또한 윤 박사는 덮개를 밀어 올리는 휴대전화에 장착하면 버튼 하나로 자동으로 덮개를 밀어 올리고, 내려 닫을 수 있는 모터도 최근 개발해 특허를 출원했다. 이 역시 직선 운동을 하는 모터를 이용해 개발한 것이다.
한국의 피에조 테크놀로지가 윤 박사가 개발한 방법의 모터를 생산 중이다. 이런 모터는 개당 1달러 정도에 생산이 가능하다. 그 외에 일본 코니카-미놀타, 이스라엘 존슨-나노모션, 독일의 피직크 인스투루먼트 등이 여기에 응용할 수 있는 초소형 모터를 개발하고 있다.
전통적인 모터는 구리선을 감은 원통과 자석을 이용해 회전하는 힘을 얻는다. 물을 퍼 올리는 양수기나 전기 톱, 선풍기, 믹서기 등 생활 속 구석구석의 모터가 그 방법을 사용한 것들이다. 개발된 지 100여 년 된 전통적인 모터다.
그러나 휴대전화에 사용할 정도로 작게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다. 또 빙빙 도는 모터의 움직임을 다시 일직선으로 왔다 갔다 하게 변형시키려면 또 다른 부품이 필요해 부피가 커질 수 밖에 없다.
◆압전 소자가 직선 모터용 소재=돌이나 흙과 비슷한 세라믹 중에는 전기를 가하면 부풀어 오르거나 압축되는 특징을 갖는 세라믹이 있다. 이런 세라믹으로 만든 것을 압전(壓電) 소자라고 한다. 압전 소자로 일직선 운동을 만드는 방법은 이렇다. 전기의 양극과 음극을 압전소자에 번갈아 주면서 한쪽에는 양극과 음극이, 한쪽은 양극과 양극, 또는 음극과 음극이 서로 맞닥뜨리게 한다. 서로 다른 극이 마주치는 곳은 척력에 의해 압전 소자가 찌그러들고, 서로 다른 극이 마주치는 부분은 서로 끌어당겨 압전 소자가 부풀어 오른다. 그렇게 부풀어 오르거나 찌그러드는 정도는 눈으로 볼 수 없을 정도로 미세하다. 부풀어오르거나 찌그러드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물결 모양의 파형을 만들게 된다. 고정된 압전 소자 위에 움직일 수 있는 판을 올려 놓으면 그 파형에 따라 판이 직선 운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소음과 자석 영향 없어=압전 소자는 소음이 없다. 자석의 영향을 받지도 않고, 이동자가 전기를 주지 않았을 때도 미끄러지지 않는다. 거의 붙다시피 이동자와 고정자가 밀착돼 있기 때문이다. 소형으로도 부피에 비해 큰 힘을 쓸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윤 박사는 “압전 모터는 이동자와 고정자가 밀착돼 있기 때문에 마모가 잘 되지만 장점이 많아 카메라뿐 아니라 맹인용 전자 점자판, 반도체 제조 및 검사장비 등 그 용도가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사진 이름 소속기관 생년 윤석진(尹錫珍) 現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재료기술연구본부 박막재료연구센터 센터장 1959년